낮은 이들의 작은 처소, 이우정 1 301호실의 기억왜 자꾸만기도가 하늘에서 쏟아질까이 작은 방에쓰리고 아픈 눈물에 젖은 기도들이뼈 마디 마디 울리는 기도들이하늘로 되돌려주는 기도들이늦봄 문익환이 1975년 한국기독교장로회여신도회전국연합회 회보에 기고한 이 시의 제목은 「삼백일 호실」.긴급조치란 망령이 멀쩡한 이들의 손발을 묶던 시절, ···
1961년 5월 16일, 젊은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남한 내 진보세력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전쟁과 자유당 정권을 거치면서 교살 직전에 이른 진보적 논의들은 4·19혁명의 열린 공간 속에서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활로를 찾고 있던 참이었다. 사회당을 비롯한 혁신세력들은 민주민족청년동맹(민민청)과 통일민주청년동맹(통민청, 사회당 외곽조직), 민···
민족경제론 쓰러지다뇌졸중 환자들은 별다른 계기 없이도 괜히 웃거나 우는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감정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긴 탓이다. 박현채는 우는 쪽이었다. 그가 쓰러진 1993년 여름부터 세상을 떠난 1995년까지 약 2년 동안 그가 흘린 눈물은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흘리기에도 벅찬 분량이었다. 울음은 그의 말이었고 실천이었으며, 박현채가 아직 살아 있···
1976년 3월 1일 오후 6시 명동성당에서는 3·1절 57주년 기념 미사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전국에서 올라온 20여 명의 사제단 신부들이 공동 집전한 이 날 미사의 분위기는 여느 때처럼 경건하고 장중했다. 가톨릭 신자로서 미사에 참석한 공화당 국회의장 서리 이효상은 잠시 장내를 둘러보았다. 신자석에 앉은 700여 명의 사람들 중에는 더러 개···
1963년 9월 25일.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였다. 서울 신당동성당 보좌신부 김승훈은 이날도 많은 사람을 만나며 분주히 돌아다니다 저녁 무렵 성당으로 돌아왔다.비를 맞은 탓인지 몸이 으슬으슬 춥고 떨려서, 그는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식사며 청소며 사제관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식복사 아주머니는 몸살기를 ···
‘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사회학자의 기고문이 우리사회에 난데없는 체제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들이댄 공권력은 글을 쓴 교수를 구속 수사하느냐, 불구속 수사하느냐를 두고 검찰총장이 물러나는 일도 생겼다. 그러자 야당대표는 “우리의 체제를 정면으로 도전하고 부정하는 사람에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법무부장관이) 지휘권까지 발동해서 보호할 이유···
폭력배들한테 교회에서 쫓겨난 목사와 교인들이 거리에서 예배를 본다. 그것도 경찰서 앞에서. 헌데도 교인들을 이끄는 목사는 성직자라기보다 지휘자나 무대감독에 더욱 어울린다. 그의 손짓에 따라 교인들은 더위도 추위도 잊은 채 찬송가를 부르고 신명나게 박수를 친다. 누구보다 흥을 돋우는 건 어깨춤을 추는 목사다. 그가 깡패들한테 얻어맞아서 입원까지 했다는 사실이···
안기부에서 불법으로 도청한 테이프가 날마다 우리 사회를 흔들어대고 있다. 내용이 공개된 테이프에는 어느 중앙 일간지 사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 사주는 대선 후보의 정치자문을 서슴지 않았다. 그뿐 아니다. 모 그룹 회장의 선거 자금 배달부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다. 돈으로 권력을 매수하려 한 족벌언론 사주답게 그는 다···
두어 달 전에 공직으로 진출한 어느 언론사 회장의 부동산 투기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이곳저곳의 땅을 사들이면서 위장전입을 서슴지 않았다.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었다. 그런 식으로 4만 5천 평을 사들인 그는 언론인답게 기자 간담회를 열어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가 저지른 땅 투기 사건은 얼렁뚱땅 넘어갔다.과연 우리 사회에 언론은 살아있는가?···
대학에 다니다 군에 입대한 사병은 총을 난사해 동료를 무참히 살해한다, 대학입시에 내몰린 청소년들은 한 해에도 여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들을 살려내야 할 어른들은 돈 다발을 싸들고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린다.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이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숭배한지 오래인 사회. 오늘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