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는 통일전쟁’이라는 사회학자의 기고문이 우리사회에 난데없는 체제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들이댄 공권력은 글을 쓴 교수를 구속 수사하느냐, 불구속 수사하느냐를 두고 검찰총장이 물러나는 일도 생겼다. 그러자 야당대표는 “우리의 체제를 정면으로 도전하고 부정하는 사람에 대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법무부장관이) 지휘권까지 발동해서 보호할 이유···
폭력배들한테 교회에서 쫓겨난 목사와 교인들이 거리에서 예배를 본다. 그것도 경찰서 앞에서. 헌데도 교인들을 이끄는 목사는 성직자라기보다 지휘자나 무대감독에 더욱 어울린다. 그의 손짓에 따라 교인들은 더위도 추위도 잊은 채 찬송가를 부르고 신명나게 박수를 친다. 누구보다 흥을 돋우는 건 어깨춤을 추는 목사다. 그가 깡패들한테 얻어맞아서 입원까지 했다는 사실이···
안기부에서 불법으로 도청한 테이프가 날마다 우리 사회를 흔들어대고 있다. 내용이 공개된 테이프에는 어느 중앙 일간지 사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 사주는 대선 후보의 정치자문을 서슴지 않았다. 그뿐 아니다. 모 그룹 회장의 선거 자금 배달부 노릇을 마다하지 않았다. 돈으로 권력을 매수하려 한 족벌언론 사주답게 그는 다···
두어 달 전에 공직으로 진출한 어느 언론사 회장의 부동산 투기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이곳저곳의 땅을 사들이면서 위장전입을 서슴지 않았다. 그것은 명백한 불법이었다. 그런 식으로 4만 5천 평을 사들인 그는 언론인답게 기자 간담회를 열어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가 저지른 땅 투기 사건은 얼렁뚱땅 넘어갔다.과연 우리 사회에 언론은 살아있는가?···
대학에 다니다 군에 입대한 사병은 총을 난사해 동료를 무참히 살해한다, 대학입시에 내몰린 청소년들은 한 해에도 여러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들을 살려내야 할 어른들은 돈 다발을 싸들고 부동산 투기에 열을 올린다. 그야말로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이다.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숭배한지 오래인 사회. 오늘 우···
70년대 많은 청년들의 경우처럼 강은기의 정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인물은 ‘한국의 간디’라 불렸던 함석헌이었다. 성경과 동양철학을 독특하고 자유롭게 풀이해 내는 함석헌의 사상과 불의한 정치권력에 맞서 ‘싸우는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는 강은기에게 어떤 ‘길’을 제시했다.어릴 때부터 가져온 기독교 신앙과 출가의 경험, 불합리한 현실과 ···
한때 운동권의 각종 인쇄물을 지칭하는 은어였던 ‘피(P).’ 실로 그것은 운동의 피(血)요 무기였다. 그것은 군사정권의 감시망을 피해 점 조직으로 연결된 구성원들을 동일한 입장과 원칙으로 묶을 수 있는 용이한 도구였고, 지하 언로였으며, 정보에 굶주린 대중의 귀에 정의와 진실의 소리를 들려주는 데 없어서는 안될 선전수단이었다.러시아의 혁명가들이 ···
수능입시부정에다 학부모와 교사까지 가담한 성적조작사건 그리고 ‘일진회’가 몰고 온 학원폭력사태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탄식이 빈번한 이즈음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그이는 자식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딸만 일곱을 둔 그이는 ‘달궈진 쇠판 위에서 튀는 콩처럼 안정되지 못한 생활’을 해왔던 터라, 아내와 자식들한테 늘 미안하다. 여느 아버···
제자의 발을 씻는 맘으로, 윤영규 1이틀째 광주에 폭설이 내리던 날, 기아자동차 노조의 부패한 행태를 바라보는 그이의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노조 간부들이 비정규직으로 입사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돈을 받아 챙겼다니, 도덕성이 생명인 노동운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노조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입사청탁을 한 사람들의 명단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
한국의 ‘마더 존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연방군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지막지하게 짓밟았던 미국에는 검은 드레스 차림으로 파업현장을 누비며 특유의 독설로 자본가들의 비도덕성을 맹비난하고 투쟁심을 일깨웠던 마더 존스가 있었다. 아일랜드 이민자의 후예였던 그이는 1867년 남편과 자녀를 황열병으로 잃은 뒤 노동자와 미국의 현실에 눈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