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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 창고에서 인터넷까지


 

초고속 인터넷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먼저 인터넷을 검색한다. 책이나 자료 혹은 전문가를 통한 문의 등 이전의 관행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인터넷 속의 지식이나 정보를 수없이 활용하면서도 전자환경 속에서 지식정보가 어떻게 생성되고 활용되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지식정보자원의 근간이 되는 기록물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일반에게 제공되는지에 대해서는 복잡성 뿐 아니라, 어떤 방침이 선행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가치 있는 기록들이 일정 기준에 따라 평가되어 일반에게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과정을 거쳐야 한다. 데이터베이스의 방법은 매우 다양한데, 이를테면 텍스트, 테깅, 스캐닝, 캡션, 메타데이터, 색인어 등 전자환경에서 이용자들이 열람할 수 있는 선행 작업들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상이 되는 기록물의 특성과 구축 주체들의 목적, 소요 예산, 인력, 장비 등을 전면적으로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방법을 택해야만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현재 경향신문사가 소장하고 있는 민주화운동 관련 사진 데이터베이스 구축 대상이 되는 몇 장의 사진을 가지고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창고나 다락방, 허름한 상자 속에 방치된 채 먼지와 습기 그리고 곰팡이 등에 노출되어 훼손의 위기에 처해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사료를 인터넷에서 중요한 지식정보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을 소개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지면관계로 개략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수집과 평가 선별
현재 경향신문사는 1946년 창간 때부터 현재까지 신문에 게재되었거나 게재 예정인 사진 500백만 점 정도를 소장하고 있다. 인화사진에서 네거티브, 슬라이드 필름에 이르기까지 유형도 다양하며, 사진과 필름의 크기 또한 매우 다양하다.
이들 사진 중에서 <민주화운동 관련 사진>을 선별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다. 더구나 한정된 기간과 제한된 분량(DB구축 사업이 정보통신부에서 추진하는 ‘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이라는 외부 프로젝트에 의해 수행되기 때문에 기간 및 분량, 내용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을 고려했을 때 선별의 범주를 설정해야만 한다.
평가 선별에서 기본범주는 <민주화운동 사진과 시대적 배경>이다. 이를 다시 1. 시대별/분야별 민주화운동 사진, 민중생활 등, 2. 정치사회적 배경, 독재정권의 활동(반민주, 반인권 행위 중심), 정보기관의 공작활동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런 일련의 평가 선별 활동은 사진 전문가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두 장의 사진도 이러한 평가 선별과정을 통해 DB대상으로 선정된 기록이다.
이 사진들은 4?19와 관련된 사진들로서 4?19혁명에 참여한 주체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내용들이다. <사진 1>은 4?19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시위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이 사진 속의 배경은 저 멀리 북악산이 보이는 걸로 봐서 청와대 인근 즉 효자동인 것으로 추정된다. 옷차림새나 머리모양, 몇몇이 학생모를 쓴 것을 보면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으로 보여지는데, 이들이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든 플랜카드를 중심으로 서로 어깨걸이를 하여 질서정연하게 행진시위를 하는 모습이 당시의 시위현장을 그대로 보는 듯하다. 또한 차에 탄 시위대와 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사진<사진 2> 또한 당시의 시위 참여 정도를 알게 해주는 사진이다.

데이터베이스 구축 - 메타데이터, 디지타이징
이번 민주화운동 사진 DB구축의 주요 방향은 메타데이터(여기서 메타데이터는 웹에서의 검색이 가능해지도록 데이터를 구조화한 데이터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축과 사진 디지타이징 두 가지이다. 이외에 분류체계구성을 전제로 사진 해제와 전거 구축을 같이 수행하고 있다. 간략히 언급하면, 메타데이터 구축은 현행 기록관리기술(Description) 표준인 ISAD를 준용하고, 여기에 사진의 특성을 반영한 영국의 표준인 MAD와 캐나다 표준인 RAD의 요소를 추가하여 구축하고 있다.(<표> 참조) 여기에 검색어로 6개의 요소(사건명, 단체명, 인물명, 주제어, 장소명, 지역명)를 추가하여 사진이 지닌 정보를 최대화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사진정보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진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 메타데이터를 전담하는 팀은 마이크로 필름화된 신문기사를 일일이 찾고, 관련 도서 및 자료와 인터넷 검색, 관련자와의 통신 등을 통해 한 장의 사진에 대한 정보를 채워 나가고 있다. 이렇게 해서 구축한 메타데이터 사례가 <표>이다.
디지타이징의 기본 목표는 열람 제공을 위한 이미지의 디지털화이다. 따라서 원본 보존의 개념은 적용하고 있지 않다. 이 과정은 크게 3단계로 구축된다. 첫 번째는 마스터 파일(Master File)로서 열람용 이미지의 보존을 위하여 구축되는 단계이다. 이는 향후 전시 혹은 화보집 등의 오프라인 활용성을 고려하여 ppi, bit depth, 흑백 등을 분석하여 한 점당 비압축 파일인 Tiff, Gray/ Color을 중심으로 40~50Mb로 구축한다.
두 번째는 엑세스 파일(Access File)로서 웹을 통해 일반인에게 이미지를 제공하기 위한 단계이다. 따라서 파일용량이 작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마스터파일을 압축파일로 변환하여 Jpg파일로 구축한다.
세 번째는 섬네일 파일(Thumbnail File)로서 목록검색용 이미지로 활용되며 자동생성 된다.

분류체계
분류체계는 가장 어려운 분야이다. 기본적으로 기록학에서는 기록의 생산/수집과정과 관리과정을 반영하여 구축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출처주의 분류체계가 기록학적으로는 기본원리로 적용된다.
그러나 민주화운동 사진 DB와 관련해서는 생산과정에 대한 정보가 없을 뿐 아니라 경향신문사 소장 사진을 DB구축하는 관계로 보존 및 관리에 대한 과정이 없다. DB화된 사진에 대한 이용, 활용이 주요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류체계 또한 이를 전제로 구축되어야 하는데, 그 목적성을 ‘민주화운동 사진을 중심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분류체계의 기본방향으로 한국 현대사 서술방법론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기본 분류)
다만 기본 분류체계가 DB구축 주체의 일방적 결정으로서 이용자가 원하는 검색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서 다른 방법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즉 앞의 메타데이터 구축에서 검색어 6항목을 활용하여 별도로 구축되는 시스템을 통해 여러 방면으로 분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다원적 분류)

결론에 대신하여
한 장의 사진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환경을 통해 습득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지식정보의 기반이 되는 기록물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기까지의 그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많은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일이다. 단순한 사진 설명이 아니라 관련 정보의 정확성은 물론이고 정보 유통을 고려한 표준화가 전제되어야 하며, 이미지 또한 원본의 사실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만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 데이터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DB를 활용하여 전시를 하거나 화보집 등을 편찬하고자 할 때도 일회성이 아니라 하나의 데이터를 다양하고 여러 분야로 활용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두 장을 비롯한 4만 7천여 장의 사진은 이러한 목적과 과정을 통해 DB로 구축될 것이다.

 
 
<현종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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