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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미소 뜨거운 눈물의 그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

따뜻한 미소 뜨거운 눈물의 그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

글_정영심 zeromind96@naver.com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는 명동 길을 걸어가 조명숙 교감을 만났다. 그녀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숨결이다. 이날은 여명학교가 개교 8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개교기념 행사를 마치고 만나서일까? 우리는 인터뷰 내내 울다 웃다 하였다. 그녀의 따뜻한 미소와 뜨거운 눈물이 녹아난 삶의 이야기들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조명숙 교감은 1997년 신혼여행으로 중국 여행을 갔었다. 거기서 탈북 청소년들을 소개 받으며 신혼의 단꿈은 남의 일이 되어 버렸다. 이들과 베트남 국경을 넘어 남한으로 오기까지의 경로를 설명하는 그녀의 눈동자엔 아직도 긴박감과 떨림이 남아있었다. 소녀같은 미소를 간직한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듣는 내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8살의 여성이 아무 도움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을 생각을 하니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렇게 그녀와 탈북 청소년들은 인연이 되었고 운명이 되었다.

조명숙 교감은 이들이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함을 알렸다. 그래서 힘을 모아 학교를 세우고 싶었다고 한다. 남한 사회의 적응을 위한 교육이 시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자유터 학교’이다. 지금도 청년과 장년을 위한 야학이 열리고 있다. 여명학교는 이 ‘자유터 학교’를 모태로 지금은 인가 대안학교로 자리 잡았다. 여명학교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로서 학력이 인정 되는 인가 학교이다. 남한 사회에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학력 인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눈물 많고 소녀 같은 미소 속에 감춰진 미래를 보는 그녀의 날카로운 견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에게 겨울잠을 깨라고, 눈을 뜨고 한반도 안의 사실들을 외면하지 말라고 웃음으로 외치고 있다. 그녀의 말처럼 역사적 흐름에 따라 통일은 될 것이고 그 통일이 우리 민족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혼란과 사회 통합을 위한 아픔이 있을 것이다. 그때 지금의 여명 친구들이 통일의 주역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북한과 남한을 잘 아는 청년들이 될 터이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앞날은 밝다고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얼마 전 모 신문사의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에 뽑혔다. 옳은 말이다. 코앞에 다가온 통일, 그리고 여명학교의 통일 일꾼들. 그녀는 이미 한국을 빛냈다.

조명숙 교감의 밝은 마음 끝없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녀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나는 빈민촌에서 태어났어요.” 자신의 가난이 삶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녀의 당당함이 지금의 이 일을 능히 감당하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그녀는 덧붙이기를 빈민촌 살 때 천상병 시인이 옆집 아저씨였다고 한다. 그녀는 시인이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어떤 분인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저 그녀가 아플 때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맘 좋은 아저씨로 기억한다고 했다. 탈북 청소년들이 그렇다고 한다. 그들이 어떤 체제에서 자랐건 어떤 생각을 하건 그저 우리 민족의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그 소박한 이야기를 하는 그녀는 너무도 커보였다.  

여명학교의 학생들은 통일이 되면 참으로 필요한 한반도의 일꾼이 될 것이다. 지금 여명학교 3학년인 심진성 학생은 통일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문자로 답을 해주었다. “저는 통일이 되면 남북한의 중계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왜? 몇 십 년의 분단으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 차이로 겪는 문제는 저희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남북한의 서로 다른 차이점을 수용하고 열심히 남한에 대해서 배워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통일이 되었을 때 중계역할을 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할 것입니다.” 아주 당차고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는 심진성 학생의 대답이 여명학교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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