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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함께 고군분투해요”청년이 청년에게

사 회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좌 담 기은환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혁신활동가운영팀 활동가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이장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학생회장
정 리 김남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 진 장철영 사진작가


청년은 누구인가. ‘청년’이 호명되기 시작한 것은 청년 문제가 사회의 아픔을 드러내는 징후로 나타나면서다. 청년을 둘러싼 담론은 무성하지만, 정작 청년 문제를 중심으로 결집된 세력도, 대변할 주체도 분명하지 않다. 청년 문제의 핵심은 분명 민주주의와 맞닿아 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난 12월 9일 오후 ‘청년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38)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에는 기은환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혁신활동가운영팀 활동가(29),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33), 이장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학생회장(23)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청년담론에 대한 청년 자신들의 생각부터, 청년 일자리, 청년의 정치 참여 등 다양한 논의들이 오갔다. 청년들이 직접 말하는 청년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청년입니다”

조성주
오늘 좌담이 의미가 크다고 본다. 한국 청년 문제는 민주주의와 밀접하기 때문이다. 한 사회의 특정 세대나 특정 집단에서 과한 좌절감이나 빈곤,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것은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하게 된다. 오늘 나오신 패널분들 모두 청년 당사자분들이고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이라 기대가 크다. 청년 문제에서 출발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단초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은환
‘OO(땡땡)은 대학’이라는 지역 청년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협력 코디네이터로 진행하는 청년혁신활동가 지원 일을 하고 있다. 저는 스스로를 ‘고군분투하는 청년’으로 소개하고 싶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도 아직은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겠고 어렵다. 그럼에도 항상 ‘발 딛고 선 자리에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끔은 정체하고 퇴보도 하면서 그렇게 조금씩 진일보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장원
정치학과 사회학을 전공하고 있고, 노동당의 7년차 당원이다. 학교에서는 소위 운동권으로 분류된다. 그런 정체성으로 학생회 활동을 했고, 사회과학부 학생회장 임기가 거의 끝나간다.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는 학교 내외에서 진상규명 활동을 진행했는데, 그 여파로 요즘은 벌금에 시달리고 있다. 29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그 중 190만 원을 모금으로 충당했다.

신보라
청년 NGO의 대표를 맡고 있다. 창립 멤버로 5년째 활동하고 있다. 사범대를 다니며 교사를 꿈꾸다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에 삶을 바쳐보자는 목표가 생기면서 삶이 달라졌다. 다른 청년들도 사회의 가치들을 함께 느끼고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NGO 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의 담론으로 규정할 수 없는 청년 문제

조성주
벌써 7~8년 전에 나온 ‘88만원 세대’라는 말부터 ‘SNS 세대’, ‘N포 세대’ 등 다양한 담론들이 있다. 청년 문제를 둘러싼 이야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신보라 희망적인 것과 절망적인 것이 같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청년담론이다. 청년 하면 도전, 창의, 진취 등의 희망적인 단어가 연상되는데, 지금 청년들이 이런 단어들을 실제 구현해내고 있느냐에 대한 절망이 공존한다.

기은환
‘달관 세대’라는 말도 있다. “이번 생은 글렀어”라고 달관한다는 것이 청년들에게 어울리는 동사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정말 달관을 한 것인지 달관을 해야만 하는 구조 속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장원
주변 친구들이 페이스북 등에서 시시껄렁하게 공유하는 정서는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포착하고 있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안정된 삶, 부모님이 강조하시는 “무난한 삶”을 가능케 하는 일자리는 요즘 거의 없다. 많은 청년들이 이민이나 유학을 꿈꾸지만, ‘탈조선’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기은환
청년세대 안에서도 성별, 나이, 성적 지향, 소득, 거주지, 혼인 여부에 따라 다양한 이슈나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하나의 담론으로 묶어 규정하는 것은 문제다. 구체적인 사례 안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구조와 담론을 꿰어 봐야 한다.

신보라 청년세대를 어디까지로 규정하고 정책의 포커싱을 맞춰야 할지에도 난센스가 있다. 법적으로도 청년에 대한 규정이 애매모호하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서 타기팅을 하는 것이 2030인데,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는 만 19~34세로 되어 있다. 청년실업률 지표는 15~29세로 통계수치를 잡는다. 지난해와 올해 여야가 각각 ‘청년발전기본법’을 발의했는데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어 지원 근거가 마련되면 좋겠다.

청년들의 대한민국, 헬조선

조성주
요즘 ‘헬조선’과 ‘탈조선’ 등 극단적 표현들이 많이 쓰인다. 저는 처음 이 말을 듣고 세계 수출 규모 7위, 경제 규모 11~12위, GDP가 3만 달러 수준인 나라를 지옥에 비교하는 것은 과한 것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는 물질적 규모뿐 아니라 변화의 가능성, 즉 미래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한국의 청년세대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나.

신보라
청년들은 ‘세상이 우리에게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다. 일자리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청년 세대의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지도층의 취업특혜 의혹이 비일비재하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질서를 유지하고 공정함의 키워드를 만들어야 할 주체들이 악용하고 있다. 기회의 불공정성에 대한 분노가 극단적 표현인 ‘헬’로 묘사가 되고, 신분상승 기회조차 없었던 조선시대와 지금의 기회 불공정성이 매치되면서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나온 것 아닐까.

기은환
청년 내부의 불공정 문제도 있다. 저는 대학에서 법대를 졸업했고 로스쿨 진학도 생각했었다. 그런데 연간 학비만 천만 원 이상이 드니 언감생심이더라. 로스쿨이라는 제도는 돈 많은 집안 자제들 또는 오히려 취약층에게는 유리하다. 저처럼 애매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이장원
국가장학금의 선발 기준이 애매해서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부모의 자녀로 차도 몰고 다니는 부유한 친구가 장학금을 받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부모의 자녀는 장학금 선발에서 탈락한다. 대학생들은 이런 불공정에 굉장히 분노한다. 서로에 대한 미움만 커진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 오히려 고액 등록금 자체가 문제고,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고등교육에 투자를 안 해서 문제인 것인데, 여기에 시선이 안 간다.


✽ 청년이여는미래가 주최한 ‘청년만인선언’ 기자회견.


잘못된 시스템과 구조가 사회 불신 만들어

조성주
불공정이 내부의 갈등으로 구체적으로 비화된다는 흥미로운 사례를 말씀해 주셨다. 구체적 문제로 들어가 보자. 청년세대의 분노와 좌절, 절망감은 상대적 빈곤, 기회의 불공정 등 경제적인 문제에서 출현하는 것 같다. 이 원인은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이장원
사회 상층부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기득권을 아래로 뿌리게 강제할 사회운동도 부족하다. 1990년대에는 민주노총이 만들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가장 강력했고 그때가 그나마 소득분배율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에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초등학생 때 한국의 소득구조는 항아리형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게 무너지고 있다.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기업들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 정규직 고소득 노동자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어렵다고 보는 게, 연장근로나 특근을 무리하게 해서 고소득을 유지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일을 많이 해서 과로사를 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소득을 아래로 뿌리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같이 가져가면서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책임을 가지고 제대로 노력해야 한다.

기은환
교육부터 불공정하지 않나. 출발선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출발선이 핸디캡으로 작용해서 자아실현과 성취까지 막는다면 문제가 아닐까. 유치원부터 대학원이나 유학까지 너무나 많은 교육비가 든다. 다른 트랙으로 눈을 돌리는 것조차 막아버리고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신보라
누군가가 얻는 소득이 정당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신뢰와 믿음이 너무 없다. 가진 자들이나 기업에 대해서도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취득하지 않았을 거야’라는 반감이 있다. 민주주의가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하려면 구성원들이 정당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고 사회적으로 그에 대한 신뢰 기반이 존재해야 한다.

기은환
신뢰 기반이 없다는 것은 시스템 구조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시스템이나 구조를 바꾸고 개선하기 위해 나 스스로가 무언가 행동을 해야 하는데, 너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시스템 속에 들어온 개인들끼리 ‘네 탓이니 내 탓이니’하면서 불만의 화살을 꽂아 버리게 된다.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를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고, 그것에 대해 구성원들끼리 계속 대화하고 끊임없이 물고 늘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야기할 시간과 동료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민주주의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더 깊은 열패감을 느끼게 되니, 차라리 보지 않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 보면 이 사회에 대한 부채감이 몰려오면서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비하로 치닫는다. 저뿐만 아니라 제 주변의 친구들도 이러한 무력감을 가지고 있다.

수혜자 청년이 만족 못 하는 청년정책

조성주
청년 문제들을 해결해보자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창업정책, 노동개혁, 청년수당(배당) 등 다양하다. 나름 민주주의에서 정치가 청년 문제의 물꼬를 터보자고 던지는 것인데, 이런 정책들이 효과가 있다고 보시는지?

기은환
제가 관여하고 있는 뉴딜일자리 혁신활동가 사업은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임금을 주고 대안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2015년 사업 기간은 11개월이 최장인데, 병가도 없고 명절 연휴도 무급이다. 명목상으로는 일 경험을 주는 사업이라고 하지만, 실상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 쯤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물론 청년들에게 제3섹터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정책 목표는 이상적이지만, 청년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신보라
일자리 정책 관련 정부 지원 예산 중 직접 일자리 사업 비율이 여전히 높지만, 효과는 가장 낮다고 한다. 일시적으로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만 줄 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지원 정책에는 또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일자리에 의욕을 가진 사람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신청서 버튼을 누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현실에서는 청년수당의 기준 요건을 모르고 사는 청년이 많다. 니트족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다. 그들을 수면 위로 올려줄 사다리와 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

이장원
노동과 연계된 복지정책의 맹점은 일을 하면 수혜자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공공영역의 복지 예산 증액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사 인원이 적고 그들의 소득도 적다는데 그런 부분에 투자를 하든지 하는 식으로 정말 필요한 영역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실질적 효과가 클 것이다.

청년의 정치 참여

조성주
갈등을 조율하고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정치의 역할일 것이다. 최근 청년들이 정치의 주제로 떠올랐다. 2012년 총선에서 청년비례대표들이 국회에 진출했다. 정치권은 청년들에게 투표를 하라고 구애하기 위해 청년정책을 쏟아 놓는다. 청년은 정치의 주체일까, 마케팅이나 동원의 대상일까.

이장원
정치 현장에서 청년을 주목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세대교체와 발전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 차원에서 청년 당원을 훈련시켜 수준을 올릴 생각을 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인재를 끌어올 생각만 한다는 것은 문제다. 한 명의 스타를 발굴할 수는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청년 당원의 수준을 높이기는 힘들다.

신보라
실제 청년층이 정치에서 관심의 대상이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유권자, 즉 표로서 주목한 것이다. 60~70대는 보수, 40~50대는 진보 지지자가 많은 51:49의 싸움에서 청년의 표가 중요해진 것이다. 둘째는 청년에서 복지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노인 복지는 이미 강화된 상황에서 보육 복지가 부상했다. 남은 것은 청년 복지 정책이다. 그래서 반값등록금 등이 정치의 이슈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청년층을 정치 객체로 보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기은환
역사적으로 청년은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왔다. 우리나라의 4·19혁명, 프랑스의 6·8혁명도 청년이 주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민주화 이후 청년층이 정치 현장에서 멀어졌다. 최근에는 자본주의적으로 청년을 소비한다. 청년 대상의 힐링 담론과 인문학 등이 다른 세대보다 훨씬 많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장원
정당에서 활동하며 느끼는 것은 486세대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지역당원 모임에 가면 40~50대 선배들과 20대 동료들은 있는데 중간 역할을 해줄 30대는 거의 없다. 민주주의나 정치의 경험이 젊은 당원에게 전수가 되어야 하고, 젊은 당원이 선배들을 비판적으로 배워야 하는데, 별로 긍정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기대하지 말자, 청년 자체의 실력을 기르자.”이다.

기은환
민주주의에 시위는 꼭 필요하고 그렇게 의사표현을 하는 자리는 많아져야 하지만,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방식을 폭력적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청년들이 민주주의를 획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이장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의 정치적 주장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시민교육을 통해 갈등을 조정하고 자기주장을 하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특히 청소년 때 그런 경험을 하면 훈련이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습관화된다. 당장 초중고에서 시민교육을 도입하기 힘들면, 청년들이라도 스스로 그런 자리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열 명 단위의 티파티라도 조직해서 말이다. 이런 기초단위가 탄탄해지면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해질 것이다.

조성주
청년들이 본인들의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민주시민 교육과 자체적인 결사조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년들이 파편화되어 있다 보니 그들의 목소리가 정치나 정당에 제대로 전달될 구조조차 갖추지 못한 현실이다.

신보라
청년세대를 기반으로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청년이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3섹터가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겨우 3~4년 정도 되었을 것이다. 함께 활동하는 친구들과도 “우리가 청년조직의 1세대”라고 이야기한다. 청년담론이 더 성장하고 우리가 정치 주체로 발전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 만큼, 더 많이 발전해야 우리의 힘을 만들어갈 수 있다.

청년이 청년에게

조성주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한마디 한다면.

신보라
처음에 ‘청년’이라는 말에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희망을 발견한 사례들도 많이 본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삶의 의미를 찾는 친구도 있고, 시민운동을 하며 제3섹터의 의미를 발견하는 친구도 있고,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도 있다. 부모님이 바라는 삶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내 삶이 고단하고 팍팍해진다.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좋겠다.

이장원
청년이 주로 이야기하는 공간은 온라인인데, 온라인에서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다는 냉정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 스스로가 뭐라도 하는 게 좋겠다. 어느 단체에서 활동을 하든, 후원을 하든 말이다. 어딘가에 속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자. 1인 1정당에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기성세대가 확인할 수 있도록 세력을 만들고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기은환
처음에 스스로를 고군분투하는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모든 청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발 딛고 선 자리가 누구는 평평하고 누구는 울렁거리고 흔들릴 수 있다. 함께 고르지 못한 표면을 같이 다져나갔으면 좋겠다. 저는 제가 청년을 대표하지도 않고 표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오늘 나눈 이야기 중에 조금의 보편성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스스로가 자기 언어를 찾아나가면서 자기 문제를 세상에 용기 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나 자신에게도 하는 이야기이다.

조성주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한국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미래 세대들의 경제적 안정, 공정한 경쟁 기회, 다양한 결사체들이 작동하게 만드는 일,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들 말이다. 한국에서는 청년세대가 민주화운동을 리드해온 경험이 있어서인지, 자꾸만 “민주주의를 위해서 청년들이 나서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물신화하면 안 된다. 시민들을 위해 민주주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겠다. 긴 시간 고생하셨다.


✽ 기은환 씨가 동료 활동가들과 사회적경제 현장탐방을 갔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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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글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관지 '『민주누리』 제4호' 에 실린 글입니다.   --> 민주누리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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