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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계승단체 탐방] 전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전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올해 창립 3년을 맞이한다. 그동안 사업회는 전북 지역의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지향과 내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몇 가지 사업과 기획행사를 통해 지역 내 사업회의 필요성과 존재 의의를 확인하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고, 미진한 점을 부각시켜향후 과제로 설정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우선 기념·추모사업으로 사업회는 지난 2006년부터 4·19기념 열사묘역 참배사업과 이세종 열사 추모식, 5· 18 기념식과 문화제, 6월항쟁 기념사업을 추진하여 이러한 사업이 지역 사업으로 정례화 되는 성과를 만들었다.
조직사업으로는 전북민주가족한마당과 야유회를 들 수 있다. 사업회는 한마당과 야유회를 정례화한 데 힘입어 조직 확대는 물론 인적 네트워크의 구축을 꾀하고 있으며, 행사에 참여하는 회원들의 열의가 높아 시간이 흐를 수록 참여 인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교육사업은 사업회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사안이라는 측면에서 사업회가 힘을 집중해오고 있는 분야이다. 민주화운동의 계승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시대적 변화에 맞는 새로운 내용을 창출할 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업회에서는 지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민주역사교실을 운영하였으며, 기존의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형식과 내용을 일신하여 민주화운동 계승사업의 취지를 확실하게 정착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
사료사업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그간 사업회에서는 지난 시절의 각종 사료를 전산화하는 사업을 진행해왔으며, 시의에 맞는 사진과 자료·판화 전시회 등을 개최해 민주화운동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고취시켜왔다.

 
계승하고 발전시켜라
 
올해 사업회 활동은 지금까지 진행했던 사업을 우선 충실히 계승하고 내용을 심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추진하고 있다. 먼저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으로 사료조사사업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절의 민주화운동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현재 그러한 활동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와 체계적인 기록, 성과와 한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 다. 민주화운동의 계승이 지난 시절의 민주화운동에 대한 전체상을 이해하는 일로부터 비롯된다고 할 때 이 사업은 더 이상 미루어둘 수 없는 일이 된 셈이다.
 
사업회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세 가지 유형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전북민주화운동사 편찬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부문과 지역의 민주화운동을 발굴·조사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자문위원회와 연구팀을 구성하여 현재 활발하게 자료조사와 취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전산화 사업으로 총화 될 때 정확한 성과로 귀결될 수 있다. 특히 사진 자료는 언어나 문자를 뛰어넘는 기록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구적인 보관과 유통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회는 여러 경로를 통해 확보한 시각 자료들을 분류하고 데이터화하여 온라인상에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유적지 발굴 사업 역시 사료조사사업의 중요한 내용이다. 민주화운동의 역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하나의 추상으로 각인되고 있으며, 따라서 유적지가 발굴되고 보존되어야 그 의미의 구체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사업회는 현재 조사팀을 조직해 우선 전주와 군산 지역을 중심으로 발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계승 사업의 중요한 한 축은 교육사업이다.
사업회에서는 청소년 인권 캠프와 교사인권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인권의 가치를 이해시키고 인권 감수성을 높여 보다 자유롭고 지혜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어 올 하반기에는 청소년 민주·역사교실을 통해 청소년들이 역사에 대한 올바로 이해하고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도록 도와줄 계획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꾸준히 진행해온 전북민주가족한마당과 각종 전시회 등도 하반기에 실시할 중요한 사업이다.
 
이제 어떻게 새로워질까
그동안 사업회는 민주화운동을 계승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들을 전개해 왔다. 그 사업의 핵심 내용은 지난 시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경험을 총화 하는 내용,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권과 민주에 대한 가치를 이해시키는 활동,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료의 발굴과 정리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계승’이라는 말의 함의이다. 지금까지 매우 다채롭고 의미 있는 활동들을 전개해왔지만, 그 활동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지난 시기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과 그것에 대한 교육 소개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계승’이 가진 문제의식의 소극적 측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현실이 지키기만 하면 되는 완성태가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모두 동의한다. ‘계승’이란 말의 함의를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된다.‘ 계승’과 또 다른 면을 이루는 것은 당연히‘발전’이다.
 
지나간 시대 성과를 올바로 이해하고, 이것을 시대 변화에 맞게 재구축할 때 우리는 온전한 계승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발전’되지 않는‘계승’은 존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새로워지고 발전할 것인가. 단체가 표방하고 있는 내용과 여러 현실적 조건들로부터 제약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그러한 정황 내에서라 도 지역 간의 활발한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그것을 실현하는 하나의 과정이 될 것으로 본다. 연대는 단순하게 단체의 실천과 활동의 공유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이념을 창출하는 전제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비록 지역마다 계승사업회가 구성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조건 내에서라도 연대활동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가운데 기념사업회의 내적 이념이 새로이 창출 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의 이념은 사업회 활동에 대한 지침을 넘어 지역 내에서의 활동과 지향, 지역과 우리 사회의 발전방향, 사업회 위상에 대한 고민 등을 포함하는 내용이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분명 우리는‘계승’해야 할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발전’을 유보시켜도 될 만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사업회는 뿌리를 내리는 단계를 넘어 어떻게 새로운 유의미성을 획득할 것인지, 과거를 단순히 회고할 게 아니라 어떻게 미래에 대해 역동적인 준비를 할 것인지, 당면한 과제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 그 시점에 우리는 도달했다.

 
기념계승단체 탐방은 이번 전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습니다.
 
글.이광재 전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회원
자료사진 전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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