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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만의 공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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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여성문화이론연구소는(이하 여이연) 올해로 생겨난 지11년째 되었고 상근자 두 명과 다수의 비상근 활동가 그리고 90여명의 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별한 기업후원이 나 관 지원 없이 온전하게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시민단체이며 흩어져있던 개별 연구자들이 제도권 밖에서도 상호 교류와 여성 문화에 대한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나이와 학위, 전공과 상관없이 연구 활동을 하기 위해 모여 주로 관심 분야를 연구하고 그에 따라 세미나를 했던 것을 강좌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개인들의 연구 성과물들을 출판해 여성문화에 관한 이론서들을 펴내는 일 등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세미나를 중심으로 운영하다『여/성 이론』이란 저널을 발간하기 시작했고 반년간지 형태로 현재 통권 17호 까지 나왔다. 특별히 여성문화이론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필요해서 보는 이론서이고 출판 시장 안에서도 시장 자체가 작아 시장자본주의 마인드로는 출판사가 운영될 수 없다고 한다. 대신 기존 출판 시스템과 달리 내부에서 교정과 출판의 과정을 거의 소화해 출판 비용을 실비로 하기에 적게 팔려도 생존은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의 학술지가 가지고 있는 제한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좀 더 날것인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 |
“일반적인 출판사는 책을 홍보해서 팔고 독자를 끌어 모으는 과정이 중요한데 저희 경우는 책의 저자가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책이 나오기까지의 전체 과정이 훨씬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모든 과정 들이 혼자 이뤄 내는 것이 아니라 이 안에서 소통과 논의가 되어 책이 만들어지니까요.”(사미숙, 38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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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여성주의자들의 도전적인 어투에 많은 남성들이 불편함과 당혹감을 지니고 있는 듯 하다는 질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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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이러한 여성 단체에 와서 이야기 하는 걸 조심스러워하고 어려워하는 것 같은데 자기 의견을 그냥 이야기 하는 건데 모자란 어떤 부분에서 지적 받고 혼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서로 어떻게 소통을 할 것인가 하는 소통의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지적하기도 하고 혼내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는 과정이 생기는 건데 그러한 측면에서 남성분들이 공격적으로 느끼는데, 때로는 그렇게 과격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들은 척도 안한다니까요(전체 웃음).”(문은미 사무국장, 37 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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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여성주의 활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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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화이론 연구소에는 남자 회원이 없다. 처음 시작부터 회원 조건은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사람만을 받았고 세미나 진행 시 회원들도 여성만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론의 중요한 부분이 젠더나 섹슈얼리티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반해 세미나 참가자들까지도 여성들만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여성문화이론 연구소 회원들 간에도 문제 제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개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것들, 신체는 여성인데 마음은 남성인 경우도 있고 또 그 반대인 경우 과연 누구를 여자로 보 아야 할 것 인가? 현재는 게이나 트랜스 젠더 등의 정체성을 가진 친구들도 연구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해 약간은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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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건 연구소가 생길 때부터 그런 일정한 합의가 있었죠. 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느끼는 공통적인 정체성 같은 게 있다고 생각되었어요. 아직은 그 정체성을 공유하는 여성들끼리만 있을 때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분명 따로 존재 하는 것 같아요.”(사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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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이 공간에 같이 있을 때 어떻게 변할까가 궁금하긴 하지만 여성들끼리만 있을 때 느끼는 공감대, 그랬을 때 만 나올 수 있는 언어들 그런 것들이 따로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입장이고 문은미 사무국장의 견해는 약간 달랐다. 여성들이라고 다 같은 여성들이냐? 때로는 우리랑 정체성이 맞는 여성들인가에 대한 의문도 가지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이거나 성정체성이 다양한 사람들이라도 경험과 의식 차원에서 맞는다면 약간의 필터를 마련하면서 완전히 개방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상반된 견해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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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자들만이 있는 공간에 남자들 소수가 들어와 견디는 것을 힘들어하는 거 같아요. 특별하게 여자들이 모여 있는데 혼자 들어와서 회원활동 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그 주된 이유는 위계 관계 때문인 거 같은데 여성들이 남성들 많은데서 소수자로 낮은 위계를 견뎌낼 수 있는 반면에 남성들은 그렇게 되면 못 견디는 것 같아요.”(사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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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는 도중 머리 긴 한 남성이 들어왔다. 흘깃 보기에 남성으로 느꼈지만 그이는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여성이었고 내게 건넨 소개는 다음과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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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혜진이에요. 저는 암스테르담에서 왔어요. 저는 벨기에 입양인이고 트랜스젠더 여자에요. 레즈비언이고 성노동을 했어요. 그리고 액티비스트에요. 성노동 인권하고 여성인권하고 LGBT(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xes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집합적으로 지칭하는 축약어) 인권에 관심이 많아요. 안전한 성을 위한 교육(sefe sex Education)을 하고 있어요. 콜로키움 행사에서 인연이 되어서 이곳 여성문화이론연구소를 알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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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현재 모습과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4년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통과되면서 기존 여성주의자들 내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분분했다. 여이연의 경우 성노동자들에 대한 생존권 문제와 노동권이나 노동의 맥락에서도 매춘 문제를 봐야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처음에는 입장과 주장밖에 없었으나 이러한 입장을 뒷받침하기위한 이론을 정비하기 위해 문제의식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3년 정도 세미나를 진행하고 콜로키움을 개최하면서 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었고 1차적으로 성 노동 (Sex Worker)이란 책이 나왔다. 우리 사회에서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만들어지는데 새로운 의견을 한국 사회에 제기한 셈이다. 물론 이외에도 많은 여성문화 이론서들이 발간되어 있고, 관심 있는 분들은 홈페이지와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 할 수 있다. http://www.gofeminist.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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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의 희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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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특정한 활동가 단체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학생들도 각각의 전공에서 여성운동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 고민을 하고 운동 진영도 환경, 정치, 인권, 소수자 운동과 같은 다양한 주체들이 여성운동과 만나는 접점들을 각자 사안에 따라서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성 노동과 관련해서 다른 주류 여성계가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점, 여성주의적인 이야기만 아니라 계급, 자본주의의 문제가 포함된 문제이고 여성에 대한 이야기만한다고 비판받지 않아도 될 만큼의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책만 펴내고 이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노동 네크워크팀이라고 실제 활동도 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조그맣고 잘 알려지지않은 연구소에서 시작되었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가장 큰 희망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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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목표 중 하나는 여기 대학로 5층 허름한 다락방에서 이사 가는 거예요. 회원들도 꽤 늘어났으니 강의와 세미나를 위한 공간도 확충해야하고, 사실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은 학생들 대상으로 단순히 지식을 소비하는 느낌이 많아요. 연구소에서 강좌를 진행하면 힘들긴 해도 자기가 하고 있는 연구를 축적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과 단계가 되니 더넓은 공간을 확보해서 세미나나 강좌가 중첩될 때 다른 장소를 따로 빌리지 않아도 되었으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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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다양해진 인력들을 활용해서 상시적인 강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성문화이론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 그리고 여성문화이론을 연구하는 분들과의 연대와 교류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사)여성문화이론연구소는 분명 보다 드나들기 쉬운 낮은 문턱으로 변화해 가는 중인 듯싶다. 그리고 그 빗장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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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일안 삶이 보이는창 르포모임, (사)한독협 다큐분과 회원, ‘피바랜 광주’연출, 현재 비정규직 영화제 기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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