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2014 갑오년, 새로운 희망을 조직할 때!
[권두언] 국민에게 드리는 글 - 2014 갑오년, 새로운 희망을 조직할 때!
정성헌_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오늘은 동짓날.
일 년 중 밤이 제일 긴 날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날부터 낮이 점점 길어지는 분기점으로서 동짓날을 기억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든다.
그래서 현명한 이들은 한겨울의 복판에서 봄을 설계하고 준비한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본다.
같은 일 년이지만 무척 혼란스럽고 아득하다.
안으로는 “국민행복”, “국민 대통합”을 외치며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고, 북녘은 3차 핵실험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와 재개 그리고 내부 숙청으로 스산하다.
바깥 사정은 더욱 복잡하고 위태롭다.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합종연횡(合從連衡) 등 동북아 세력 교체기에 나타나는 배타와 충돌의 위기 증상이 깊어진다.
새해 갑오년!
120년 전, ‘안으로는 탐학한 무리’를 응징하고, ‘밖으로는 강폭한 외세’를 내쫓기 위해 떨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군은 바로 그 탐학한 무리와 강폭한 외세의 야합으로 ‘제폭구민’(除暴救民),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의 깃발을 내려야 했다.
청·일 전쟁은 내리막길의 대륙세력 청과 새로 일어나는 해양세력 일본이 우리 강토를 집어삼키기 위한 제국주의 침략과 전쟁이요, 무능·부패한 조선 지배세력이 백성보다는 자신을, 나라보다는 권력 유지를 위해 외세를 끌어들인 과정과 결과였다.
역사에서 교훈을 새기지 못하는 민족에게, 역사는 되풀이 된다.
새해 갑오년!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하나?
우리 사회는 너무 갈라져 있고, 너무 분노에 차 있다.
어떤 이는 19세기 말과 오늘의 동북아 국제 정세 그리고 남북 관계를 점검하며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겠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지난 한 해 정부, 여당과 야당의 언동을 보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걱정하고 분노한다.
지금이 바로 내우외환은 아닐지라도, 방치하면 치유·극복할 수 없는 진짜 내우외환으로 될 수 있는 것이 고금동서 역사의 교훈이다.
내부화합의 바탕에서 새로운 목표, 새로운 꿈=통일 신문명국가의 건설=을 국민이 합의하고 거대한 동력을 분출하게 해야 한다.
내부 화합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큰 권력을 가진 사람, 돈 많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이들의 처지와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는 데에서 ‘화해와 상생’은 시작된다.
큰 권력은 무엇인가?
힘없는 국민 하나하나가 우리 공동체를 잘 이끌어 달라고 선거를 통해 ‘위임’한 것이다.
그렇기에 권력 행사는 힘없는 ‘국민에 의해’, ‘국민을 위해’ 사용할 때에만 정당성을 갖는다.
흔히 지배자가 강변하는 ‘법과 원칙’은 그 모든 원천이 국민이 위임한 것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으면 안 된다. 돈 많은 이들은 자기가 경영을 잘해서 그리된 것으로 착각하지만 재벌은 수많은 노동자와 소비자 없이는 한 톨의 가치도 생산하지 못한다.
이 자명한 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실천할 것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희망을 갖는 것’이다. 중도(中道)의 눈으로 보고 이웃과 함께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지난 120년 간난신고(艱難辛苦)의 역사에서 우리가 새삼 발견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항일해방전쟁 50년과 민주화, 산업화 40년을 일궈낸 용감하고 똑똑한 우리 국민의 역사를 보라!
한낱 탐욕스런 외세와 무능·부패한 권력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그 장대한 행진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그리고 민중생활의 향상과 모든 생명을 아끼는 국민의 저력을 확인한다.
‘깨어 일어난 사람’들이 ‘갈라져 있고 분노에 찬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과 하나가 되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통일된 새로운 문명국가’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함께, 꾸준히 애쓰자!
직접 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 민회(民會), 교육 개벽, 평화애호 외국 시민과의 연대, 북한 동포 지원, 노동과 공동체의 가치 높이기, 서로 돕고 나누는 작은 호혜경제운동…….
이미 전국 도처에서 수많은 이들이 애쓰고 있다.
깊이 생각하고 작은 희망을 큰 꿈으로 조직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