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육2] 국내외 시민주도 일상학습의 사례들
[시민교육2] 국내외 시민주도 일상학습의 사례들
다른 학습은 가능하다
남경아 희망제작소 교육센터장
msnka@makehope.org
# 풍경 하나.
50대 후반, 내 친구의 아버지는 퇴직 후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가까운 지역에 있는 문화센터, 주민자치센터, 평생학습기관 들에서는 생물학 강좌를 찾아볼 수 없었고, 무슨 무슨 연구소, 아카데미 등도 찾아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수능을 쳐서 다시 대학에 들어가지 않는 한, 생물학 공부를 하기는 그른 것 같다. 그냥 서점에서 책이나 뒤적이는 수밖에.
# 풍경 둘.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긴 나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배웠어야 할 것들을 학교 교육에서는 배우지 못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았다. 간단한 집수리, 생활 안전 상식, 주위에서 흔히 보는 풀, 꽃, 나무, 벌레 이름, 나에게 맞는 직업 찾기, 좀 더 나은 대화법, 사랑과 연애의 기술 등. 특히 한국 사회에서 아내, 엄마, 일하는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몸으로 익히고 배우고 경험해 보았어야 할 것들에 미숙해 늘 좌충우돌 실패와 후회를 반복하면서 살아온 것 같다.
다른 학습을 찾아서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되는 앎과 배움, 그리고 성장. 이를 간결하게 줄인 말이 ‘평생학습’이라고 할 때, 우리의 일상 매 순간은 배움의 연속이고 학습의 장(場) 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령화, 지식정보화 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날 평생학습은 개인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열쇠로, 이 시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우리나라는 이미 1999년 평생교육법을 제정하고, 지역의 평생학습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1년부터 평생학습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 현재까지 118개의 평생학습도시가 탄생하는 등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평생학습 체제를 갖추었다.
하지만 그동안 평생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 하드웨어가 갖춰진 평생교육 기관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시민들은 강좌를 수강하는 일정한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교육도 또 다른 이름으로 소비하는 행위라고나 할까? 그 결과 통계상 평생학습 참여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신뢰, 소통, 협력에 기반하여 지역 구성원들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력’을 키우는 일상의 학습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사회적 자본으로까지 연결하지는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평생학습, 시민교육 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민들이 단순히 강좌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서고, 더 나아가 시민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시민주도 일상학습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그동안 국내 시민교육에서도 시민 참여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민들의 욕구(needs)를 조사해 기획에 반영하는 정도였다. 이름도 다르고 방식도 조금씩 다르지만 국내외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이러한 새로운 학습의 사례들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일상과 공부, 관계가 살아 있는 학습 공동체: 영국 ‘U3A’
제3기 인생을 사는 사람들, 즉 은퇴한 시니어들의 학습공동체인 영국 ‘U3A’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는 이미 한국에도 꽤 알려진 단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3기 인생을 사는 사람들, 즉 은퇴한 시니어들의 학습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U3A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초한 학습동아리 형태에 가깝다. ‘누구나 배울 것이 있고 누구나 가르칠 것이 있다.’는 모토 아래 배움 그 자체를 즐기는 순환적 학습의 장이다.
2012년 기준 영국 전역에 840개 이상의 U3A가 설립되어 있고, 회원 수는 약 27만 5천 명에 이른다. 필자가 작년에 U3A를 방문했을 때 한 회원이 자랑스럽게 “영국에서는 2주에 1개꼴로 새로운 U3A가 생기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중국경제보다 성장률이 높은 조직은 U3A가 유일할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U3A는 학습협동조합(Learning Co-op)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누군가는 그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함께 참여해 서로 배우고 동시에 서로 가르치는 순환적 학습의 장입니다. 수업에 들어와 그냥 의자에 앉아 있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함께 만들어 가야죠.”
- 팜 톤즈(Pam Tones; U3A South East 지역이사)와 인터뷰 중에서
U3A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놀라운 점이 많다.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고, 외부의 제약에 구애받지 않는다(자율). 주인정신 및 책임감을 갖고 조직운영과 의사결정에 모두가 참여해서 만들어 간다(자치). 선생과 학생이 따로 없고, 서로 함께 배운다(자조).
이런 특성 때문인지 운영 방식도 신선하다. 영국 U3A에서는 수업을 클래스(class)라 하지 않고, ‘그룹(Group)’이라고 한다. 강사도 ‘코디네이터(coordinator)’라고 한다. 그룹을 이끌어 가는 리더가 있지만 리더가 모두 강사는 아니다. 오히려 리더는 각 그룹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조력자에 가깝다. 또, 코디네이터가 혼자 모든 수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면서 수업을 준비한다. 수업에 들어와 잠자코 자리에 앉아 있기만 하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U3A는 외부의 어떤 재정 지원도 거부한다. 부족한 재원이지만 이렇듯 U3A가 활발하게 운영될 수 있는 건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 덕분이다. 모든 U3A 업무는 회원들이 무보수로 직접 처리한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상당한 고정 비용을 감내할 필요가 없다. 주로 회원들의 집이나 지역 사회 내 커뮤니티 센터, 교회 등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수업이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U3A에서 다루는 학습의 주제는 무궁무진하다. 미술, 외국어, 음악, 역사, 걷기, 문학, 시, 정원 가꾸기, 철학, 공예, 현장 탐방, 시사, 고고학, 천문학, 컴퓨터, 댄스, 와인, 요리, 노래 부르기, 게임 등 수백 개에 달하며 수업의 성격에 따라 세미나, 워크숍, 체험, 답사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수업 내용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는 거다. U3A 회원들에게 왜 여기서 지금 이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질문하면 대답은 심플하다. “재미로!(for fun)”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우리는 늘 무엇이 되기 위한 공부, 무엇을 이루어야만 하는 공부를 해 왔는데, 그냥 재미있어서 하는 공부, 궁금한 것들을 서로 채워 나가는 공부, 그냥 삶 자체인 공부. 일상과 공부, 관계가 살아 있는 학습공동체가 이런 것이구나를 보여 주는 U3A가 정말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마을 전체가 캠퍼스, 일본 ‘시부야 대학’
‘마을을 캠퍼스로’라는 기치 아래 도시 전체를 평생학습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시부야 대학.
일본 도쿄 23개 특별구 중 시부야에는 ‘마을을 캠퍼스로’라는 기치 아래 도시 전체를 평생학습의 장으로 만들고 있는 시부야 대학이 있다. 시부야 대학은 일반적인 정규학교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방통대 같은 온라인 중심의 학교는 더더욱 아니다. 시부야 대학은 20만 시부야 지역민을 대상으로, 그리고 시부야 도시 전체를 통째로 캠퍼스 삼고 있는 지역밀착형 비영리 평생학습 기관이다.
시부야 대학은 2006년 9월, 평소 공익적 활동에 관심과 경험을 쌓아가고 있던 사쿄(Yasuaki Sakyo)라는 20대 청년이 설립했다. 시부야 대학은 한 마디로 주민이 기획하고, 주민이 가르치는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부야 대학의 선생님은 전문강사가 아니다. 시부야에 거주하거나 시부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기의 지식과 재능, 지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 그런 만큼 수업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면 현재 시부야에는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게이샤가 2명 있는데 그들과 함께 게이샤 문화를 체험하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을 잘 아는 꼬마가 문화예술가가 만들어 준 모형버스를 타고 지역을 안내하는 강좌도 있고, 쓰레기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수업도 인기가 있었고, 구청과 함께 방재훈련을 하는 현장체험 학습도 있다. 시부야 대학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매우 인기가 높지만, 특히 20~30대 여성과 직장인의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시부야 대학에는 특정 캠퍼스와 강의실이 없다. 때로는 쇼핑몰 오모테산도힐즈가, 명치신궁이, 도쿄한즈 본사 사옥이, 요요기공원의 가로수길이, 오디토리움이, 와인바가 교실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시부야의 각 기관과 기업, 그리고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현재 약 290개의 강의실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사회적 기업의 경우 3년 안에 70% 이상이 문을 닫고 10년을 지속하는 조직은 10% 미만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7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부야 대학은 어느 정도 안착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총 820번 이상의 수업이 진행됐고 강사로 활동한 사람도 740여 명이 넘는다. 이런 시부야 대학의 모델은 일본 전역에 퍼져 교토, 나고야, 삿포로 등지에 9개가 만들어졌고 이후로도 더 늘어날 계획이라고 한다.
강좌를 통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가 시부야 대학의 궁극적 목적이다. 수업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만들어 현재 30여 개가 넘는 동아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400명 정도의 사람들이 합창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 축제에 참여하고, 60~70대 노인들과 20~30대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결국 시부야 대학 자체가 커다란 커뮤니티인 셈이다. 철저히 지역의 인적·물적·자연적 환경을 기반으로 지역밀착형 평생학습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시부야 대학.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사람과 기업과 공공부문을 결합하고 연결하여 지역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시부야 대학의 도전이 환하게 빛난다.
국내 평생교육에 부는 시민주도 바람, 수원의 ‘누구나학교’
2012년 평생학습 도시 수원에서도 새로운 시민참여형 평생학습 모델의 씨앗이 뿌려졌다. 일명 ‘누구나학교’가 그것이다. 누구나학교는 삶의 경험과 노하우, 전문지식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강사가 되고, 새로운 배움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갖고 싶은 사람들이 만나,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시민참여형 학교다.
시작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누구나학교가 가져온 바람은 꽤 신선하다. 누구나학교는 기존 제도권 평생학습에서 관행처럼 해 왔던 행정 절차를 과감하게 생략, 최소화했다. 상식적인 수준의 가이드 라인만 있을 뿐, 강좌운영에 어떠한 형식과 규제를 두지 않았다. 인터넷 포털에 아이디만 있으면 간단한 댓글 한 줄로 모든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하고, 수강생이 단 1명만 모여도 배움은 진행되고, 강사의 나이, 성별, 경력 그 어떤 것도 기준을 두지 않았다. 민간위탁 평생교육 기관의 강점을 십분 발휘한 것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은 2011년 9월부터 희망제작소에서 위탁 운영 중이다.)
그 결과 기존 평생학습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출산 후 일을 중단한 전직 영어교사가 갓난아이를 안고 기초 영어회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이 수업에는 유모차를 끌고 수강하는 주부들이 많다고 한다.), 핸드워머 딱 하나만 할 줄 아는 초보자가 개설한 강의에 뜨개질 고수가 수강생으로 등록하기도 한다. 직장생활로 미뤄 뒀던 시 창작의 꿈을 강좌로 개설한 직장인, 미술을 좋아하는 여고생이 용기를 내어 시민들에게 미술사 강의를, 지역의 사회적 기업들이 주민들을 위한 강좌를 열기도 하고, 고등학생이 시니어에게 SNS를 가르치기도 하고……. 이러한 시민강사들이 이끄는 수업은 서로 평등하고 호혜적인 협동의 학습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학습들이 10개월간 180개 강좌, 1800여 명 학습 참여자, 79명 참여 강사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나학교는 시민이 주도하는 평생학습이 제도권 교육 안에서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누구나학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학습을 통한 지역공동체 만들기다. 이를 위해 시청, 주민자치센터, 복지관, 경찰청, 카페 등 어디서나 열리는 누구나학교, 코디네이터 양성 및 시민운영단, 함께 사용하는 공동 홈페이지 구축, 누구나학교 응원단과 시민캠페인 등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바쁘다. 특히 올해는 주민자치센터, 아파트 커뮤니티와 손잡고 ‘누구나학습마을’ 만들기에 돌입하였는데 귀추가 주목된다.
은평구의 ‘숨은 고수 교실’
누구나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이 수원에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 은평구 평생학습관에서도 2012년 초부터 ‘숨은 고수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말 그대로 자신만의 노하우나 경험을 가진 지역의 숨은 고수들을 발굴하고 이 고수들의 경험과 지혜가 지역 주민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강의는 모두 재능나눔으로 이루어진다. 대학생, 주부, 만화가, 웃음 치료사, 교육전문가, NGO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아기자기한 일상 수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히 숨은 고수 프로그램에서는 지역의 주민자치센터를 비롯한 지역 거점 기관들과 협력하여 지역의 일꾼을 공동 발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판 U3A, ‘지혜로운 학교’
‘지혜로운 학교’는 영국의 U3A를 모델로 2011년 6월에 서울에서 시작되었다. 퇴직한 시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하긴 했지만, 나이 제한은 없다. 운영방식은 영국 U3A와 유사하다. 얼마 전 ‘라틴어 함께 배우기’란 제목의 수업을 개설한 시니어는 실제로 라틴어를 잘하지 못했다. 그저 평소에 관심이 있었고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혼자 공부하기는 엄두가 안 나서 강좌를 개설했다. 그렇다고 강좌를 개설한 사람을 무시하거나 불만을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같이 공부하면서 부족한 것들을 서로 채워 나가다 보면 내용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지혜로운 학교의 가치와 강점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동안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의 공간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운 좋게 지혜로운 학교의 가치나 철학에 공감하여 무료로,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장소를 선뜻 대여해 주는 고마운 분들을 만나 잘 해결해 왔다. 배움과 나눔의 즐거운 바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며
이 밖에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찾아보면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학습의 장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 ‘노리단’이 기획한 지역커뮤니티 조성사업인 ‘○○는 대학 시리즈’, 지혜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위즈돔(Wisdome)’, 건물도 없고 책도 없는 네트워크형 도서관인 파주 ‘똑똑도서관’, 사회적 대화와 토론의 플랫폼 ‘더체인지’ 등. 물론 이런 도전과 실험들이 더욱 값진 사회적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시민들의 자발적 학습문화가 개개인의 지식 쌓기, 능력 기르기, 경험을 확장하는 강좌로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문제들, 다양한 생활의제들로 영역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시민참여 일상학습 사례들이 기존 교육체계의 틈새를 메워 주는 보완재가 될 것이냐, 아니면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이 있느냐의 여부는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관심사는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시민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가, 앎과 삶의 조화, 이웃과 공동체를 생각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있다.
배움의 열매가 한 개인에게 머물지 않고, 이웃으로, 더 나아가 지역사회로 흘러가게끔 하는 평생교육의 흐름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국내 시민참여 일상학습도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추어 이제 씨앗들을 뿌렸다. 부디 그 씨앗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풍성한 잎과 열매를 맺기를, 그리하여 시원한 나무 그늘을 드리우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