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기 동지는 성남 은행 2동 13통에서 삭월세방을 전전하다 가족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강제로 쫓겨나다시피하여 오갈데없는 막연한 상황에서 1987년 3월 경 결국은 은행 2동 1178번지 시유지에서 군용 텐트를 치고 전기도 없이 거주하는 중에 성남 시청 철거반들의 악랄한 철거만행이 시작되어 단신으로 맞서 철거반들의 온갖 협박과 철거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항거하였다. 이후 김철봉, 민선기, 강한철씨 등이 1178번지 일대에 움막을 치면서 철거는 더욱 강화되었으며 이원기 동지를 비롯한 여섯 가구는 수십차례 철거 탄압을 받으면서도 가열찬 투쟁으로 철거를 저지하고 은행 2동을 중심으로 빈민협의회를 구성, 김광수 목사님을 구심점으로 하여 1989년 하대원 철거반대투쟁에 연대 참여하였다. 이원기 동지는 또한 주변의 여섯가구를 굳게 단결시켜 어려운 가정 사정에도 불구하고 선구자적으로 이웃의 불행에도 적극 참여,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공안 정국에 휩쓸리고 철거반대투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성남시는 철거시책을 변경, 집단 철거를 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계고장을 발부하는 수법으로 1178번지 일대에도 강제 철거 계고장 및 자진 철거 계고장을 4월달부터 5월 18일까지 발부하였다. 수차례 철거 위협을 받고 “이 지역이 철거를 당한다면 차라리 내 한목숨 버리겠다. 시장도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말을 하면서 괴로워 하던 이원기 동지는 자살에 앞서 이웃 주민 민선기씨(여 48세) 앞으로 남긴 유서에 처와 자식을 부탁한다는 내용과 13통 통장 앞으로는 어려운 주민들인 만큼 철거를 막아달라는 내용을 남겼다.

또한 이원기 동지는 은행 2동 철거반장으로부터 5월 18일 철거반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그나마 생계수단인 일용 잡부일 마저 나가지 못하고 그 동안의 철거반대싸움 때문에 집안에 식량 한톨 없는 상황이라 동네 쌀가게 주인에게 쌀1가마를 외상으로 줄 것을 부인을 통해 간곡히 사정하였으나 밀린 쌀값 5만원 때문에 쌀을 줄 수 없다는 말에 한숨으로 밤을 지새우고 17일 아침 등교하는 자녀들에게 공부 잘하라는 격려와 함께 아빠가 없더라도 굳세게 살라는 말을 남겼다. 그런 후 동지는 귀여운 자녀들을 위해 손수 만들어 준 산속의 놀이터 그네 기둥에 전선으로 17일 오전 9시쯤에 스스로 목을 매었다. 이웃 주민 민선기씨가 발견할 당시에는 이미 절명 상태였고 119 구급차로 긴급히 양친회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곧바로 영안실로 안치되었다. 이 사건을 놓고 성남 시청과 동사무소에서는 부부싸움 끝에 자살한 것으로 매도함과 동시에 차후 생계보장, 무철거를 내세워 유가족을 회유, 화장할 것을 권유하여 고 이원기 동지 처남으로 부터 화장 위임장을 받아 5월 19일 성남화장장에서 화장으로 장례를 마쳤다.

인근 주민들은 이러한 성남시 은행2동 사무실의 비인도적 처사에 분노하면서 철거 반대 결사투쟁을 결의하고 고 이원기 동지의 뒤를 이을 것을 다짐하였다.

한편 성남시장은 취임사에서 성남시 소유 시유지를 한 뼘도 놓치지 않고 되찾겠다는 망언을 하고 철거민들의 선대책 후철거 요구에 여태까지 시유지에서 세금도 안내고 살게 해준것만도 고맙게 생각하지 무슨 보상이냐 하는, 시민들의 애환을 생각지도 않는 관료주의적 행태만 일삼았다.

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