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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2009 서울 민주시민아카데미 제2강 진행

2009 서울 민주시민아카데미 제2강 진행

지난 9월 3일(목) 저녁 7시, 서울 민주시민아카데미 제2강이 열렸습니다.

건축가 승효상 선생님이 ``건축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다음은 강의의 일부입니다. (전문은 파일로 첨부합니다.) 

 

건축과 기억
 
 
 
승효상 / 건축가, 이로제 대표
 
 
 
<중략>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뢰머베르그광장(Roemerberg Platz)과 쉬른미술관(Kunsthalle Schirn)이라는 곳이 있다. 1980년대부터 수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마인강변에 새롭게 세워 현대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보인 프랑크푸르트지만 이 도시 역시2차 대전 때 연합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곳이었다. 중세 이후 이 도시의 중심으로 시청사가 있었던 뢰머광장도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파괴 되었으나, 이 곳은 패전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이 제일 먼저 복구하고자 한 프랑크푸르트의 상징적 장소였다.
 
그들은 맨 처음, 이 광장을 면하는 간선도로변에 현대식 쇼핑센터를 지어 그들의 경제부흥을 알리고자 했으며 이 화려한 새 건축이 자랑스러운 미래를 상징하게 될 줄로 믿었다. 그러나 알루미늄 피막을 가진 상업건축이 로마시대 때부터 있었던 역사적 장소가 가진 기억을 지운 것을 알게 된 그들은 결국 그들의 정체성을 의문하게 되고 이 경박한 건축을 이내 후회하게 된다.
 
그들은, 우여곡절을 겪은 다음 뢰머광장 주위에 전쟁 직전까지 있었던 건축물들을 보다 더 역사적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복원하여 그들의 자랑스러운 과거로 돌아가는 계획을 만들었다. 그로써 아마도 전쟁의 폐허를 완전히 없애고 패전의 기억마저도 없앨 수 있으리라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곧 다시 후회하였다 한다. 이 뢰머광장에 일어났던 슬픈 과거를 억지로 기억하지 못하도록 새롭게 나타난 옛 모습들은 도시의 역사를 오히려 후퇴시켰을 뿐이었다. 마치 이상한 요술나라를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 이 건물들은 박제된 세트였지 건축이 아니었다. 그들 나치시대의 악몽과 패전의 슬픈 과거를 감추려 한 이 세트에서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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