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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회소식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 관심가져야 할 5가지 주제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 관심가져야 할 5가지 주제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 관심가져야 할 5가지 주제

-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대화테이블을 마치고 

글 조아신(더체인지)


지난 16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더체인지는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대화 테이블>을 열었다. 약 30명이 참여한 이 대화테이블에서는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과 강화를 위해 앞으로 주목해야 할 5가지 주제에 대해 자유로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대화테이블은 올해 세계민주주의날에 UN이 선정한 올해의 의제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공간(Space for Civil Society)”와 관련이 있다. 1997년 국제의원연맹(IPU, Inter-Parliamentary Union) 98차 총회에서 제정을 의결하고 UN에 제안한 것이 “세계민주주의 날”이다. 이 제안을 받아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취임 첫해인 2007년 “세계민주주의 날”을 제정했다. 그날은 9월 15일이다. 현재 IPU 162개 회원국 중 100개국 정도가 의회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매년 세계민주주의 날에는 그 해의 의제를 정하는데 그동안 ‘민주주의와 정치적 관용’(2009), ‘정치적 책임성 : 국민을 위해 일하고, 국민에게 책임이 있는, 국민의 의회’(2010), ‘시민은 그들의 의회에 무엇을 기대하는가?’(2011), ‘대화와 포용-민주주의의 핵심'(2012), ‘민주주의를 위한 목소리 강화'(2013), ‘민주주의에 대한 청년들의 참여'(2014),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공간'(2015)와 같은 의제들이 선정되었었다.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 관심가져야 할 5가지 주제

올해 UN이 세계민주주의날에 선정한 의제인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공간’에서의 ‘공간(space)’는 꼭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넓게 보자면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 우리가 개입해들어가야 할 지점,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라고 보는게 적절하다. 현재 시민사회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 세대간의 협력
시민사회 내에서 세대 간의 갈등과 협력에 대한 이야기는 올해 꽤 많이 등장한 대화 주제 중 하나다. <비영리 리더십의 미래 -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라는 책은 그 촉매제 역할을 했다. 과거 86그룹에 의해 주도된 시민사회의 세대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존하고 있다. 그 공존의 시기에 우리는 세대간의 갈등을 목격하게 된다. 흔히들 새롭게 시민사회에 진입한 세대가 조직 문화나 활동 방식에 적응하지 못해서 떠난다고 생각한다. 과거 세대는 이 새로운 세대가 지금 시대에 맞게 조직 내에 남아있는 관성의 틀을 부수고 스스로 재세팅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시민사회에 들어온 동기 자체가 다른 것이다. 과거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사회를 개혁하려는 의지가 주요 동기였다. 때문에 열정과 희생, 헌신정신과 같은게 중요했다. 지금 시민사회에 들어오는 새로운 세대는 자기 성장과 개인의 가치를 조직을 통해 실현하려는 동기가 강하다. 하지만 시민사회 조직구조와 문화는 그런 세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이 문제는 단순히 조직과 무관하게 세대간의 협력만을 강조해서는 안된다. 세대간의 협력을 이끌어낼만한 조직구조와 문화의 혁신, 미션과 비전의 재점검, 개인의 동기를 사회적 가치와 연결시키려는 노력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2) 조직문화의 혁신
조직문화의 혁신과 관련해서 많이 나온 이야기는 소통과 회의 문화의 혁신이었다. 몇년 전부터 소통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될만큼 중요해졌다. 소통은 무엇일까?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가진다고, 조직 구성원들간의 대화의 시간을 늘린다고 소통이 잘 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조직에서는 보통 이 소통을 회의라는 것을 통해서 이루고자 한다. 하지만 정작 회의에서는 소통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소통의 방식도 문제이다. 일상의 영역에서는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변해버린 미디어와 소통의 환경 변화로 소통의 방식과 내용까지도 변했는데 조직 내부로 들어오면 그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된다. 모두가 참여해서 함께 결정하고 서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의 혁신이 필요한데 그 출발점은 역시 소통과 회의 문화의 개선이다. 그리고 소통 방식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성과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기업처럼 정량적 성과로 명확하게 측정할 수 없는 것이 시민사회의 성과이다. 성과는 조직의 미션과 깊은 관련이 있다. 지금 시민사회 조직의 미션은 과거 10년전과 똑같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따져봐야 하고, 그 미션에 맞는 조직의 성과는 정확하게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조직문화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비로서 갖추어진다. 문화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3) 삶의 현장에서의 생활 운동
정부나 기업, 지자체 등을 상대로 감시와 비판의 기능을 하는 시민사회 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반면 삶의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주민들이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가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비판과 감시를 넘어 스스로 현장에서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니만큼 좋은 일이라 할 수 있다. 마을 도서관, 마을 카페, 청소년 공간, 공동육아, 방과후 학교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한 주제가 된 것은 자발적인 모임에서 시작한 일들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체계를 갖춰가기 시작하면서 행정과의 관계가 생겨나고 공적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이웃들과 함께 스스로 해결해간다고 하는 큰 가치가 이웃을 넘어 지역으로, 지역을 넘어 전 사회로 관련성이 맺게 되었다. 당연하게도 이 관계의 확장은 생활운동의 영역을 넓혀주고, 성과를 좀 더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발성에 근거한 자립, 우리의 문제를 우리의 이웃들과 스스로 해결한다는 가치를 위협하기도 한다.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한 이 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넓은 외부와의 관계는 유지하되 스스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간다는 가치를 버리지 말고 우리 이웃들과의 관계를 더 깊게, 더 단단하게 하는 일일 수밖에 없다. 

(4) 정부, 지자체, 중간지원조직과의 관계
위에서 이야기한 삶의 현장에서의 생활운동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곳이 중간지원조직이다. 각 지자체별로 최근 몇년 사이에 공익활동지원센터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들이 곳곳에서 생겨났다. 그로 인해 과거 시민사회에서, 풀뿌리운동조직에서, 자발적인 주민커뮤니티에서 했던 일들을 상당 부분 흡수해갔고, 그 안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도 중간지원조직으로 많이 옮겨갔다. 중간지원조직이 행정과 민간 사이에서 역할을 함으로써 현장에서 활동하는 커뮤니티나 활동가들이 해야 할 일들을 대신해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또 그만큼 경계와 역할이 모호해진 측면이 있다. 역할이 중복되거나 모호해지면서 지원이 아닌 경쟁관계가 생기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중간지원조직이 시민사회를 강화할 것인가? 최근 지방의회에 의해 예산이 전액 삭감된 몇몇 중간지원조직의 사례에서 보듯이 독립성과 자생력이 부족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뀌게 되면 언제든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과 지역 내에서의 관계는 어떠해야할까는 지금부터라도 함께 토론해봐야 할 영역임은 확실하다. 

(5) 시민사회운동의 지속가능성
결국 시민사회운동은 지속가능한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시민사회운동이 언제부턴가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말은 달리 이야기하면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실종되고 사업만 남았다는 이야기는 꽤 깊게 성찰해봐야 하는 문제이다. 그러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난다. 시민사회와 공적 조직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앞선 주제와 관련이 있지만 우리는 지금, 행정으로부터의 지원, 공적자금의 지원이 끊기더라도 그걸 담아낼 수 있는 시민사회가 필요하다. 지역 내에서는 우리의 이웃들과의 관계를 좀더 깊고 단단하게 유지시키는 일련의 조치들이 필요함과 동시에 시민사회 전체로는 행정과의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오직 행정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곳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힘과 서로간의 협력적 관계에 의해서 운영되는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30여명이 3시간 동안 나누 대화에서 우리는 해결책을 찾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이 대화테이블 개최 목적은 5가지 주제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어떤 지점에, 궁극적으로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어떤 영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대화를 통해 찾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들을 추후 시민사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에 반영하고자 함이었다. 여기에서는 간략하게만 언급해지면 꽤 많은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추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통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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