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호 K-방역, K-민주주의, 그리고 K-민족주의
K-방역, K-민주주의, 그리고 K-민족주의
김재형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한국의 K-방역 성공의 원인을 한국의 ‘민주적 시민성’과 ‘민주주의 체제’로 돌리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이 글에서 필자는 K-방역의 성과를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K-방역의 성과를 K-민주주의로 돌리려는 일련의 움직임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무엇인지를 성찰적으로 고민하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초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장기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민들의 피로감과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그런데 K-방역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소상공인, 청년층, 중년 여성 등 특정 층에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하여 기존의 다양한 구조적 불평등과 사회적 배제 문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데도, 이들 문제는 K-방역의 성공 담론에 묻혀 비가시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K-방역의 성공 원인으로 왜 K-민주주의가 주목받는가? 한국 사회가 K-방역과 K-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3월 서구 언론이 K-방역에 대한 찬사와 함께 성공의 원인을 유교적 문화로 돌렸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서구 언론의 인종주의적 해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의 민주적 시민성과 수준 높은 민주주의에 과도하게 집중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러 징후는 한국 사회가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점차 권위주의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K-방역의 성공을 위하여 더욱 인종주의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21년 3월 전국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진단검사를 강제한 행정조치이다. 장기 코로나 시대에 한국 시민 사회에게 필요한 것은 K-방역, K-민주주의에 대한 도취나 찬양보다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배제의 문제를 비가시화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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