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학술지 <기억과 전망> 겨울호(통권 39호)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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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학술지 <기억과 전망> 겨울호(통권 39호) 발간

-‘한국 민주주의의 동학’ 특집으로 김정인 춘천교대, 신진욱 중앙대 교수 논문 수록

-원폭피해자 운동, 원폭 문학 등 다룬 ‘원폭, 기억, 그리고 재현’ 기획도 수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지선) 한국민주주의연구소는 반년간 학술지 <기억과 전망>(연구재단 등재지) 2018년 겨울호(통권 39호)(한울출판사, 19,500원)를 발간했다. 이번『기억과 전망』 39호에는 총 11편의 논문과 1편의 회고록이 실렸다. 더불어 학술지 관련 특집기획으로 <기억과 전망>의 과거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보는 기고글을 실었다.

특집은 ‘한국 민주주의의 동학: 기원에서 현재까지’, ‘원폭, 기억, 그리고 재현’이라는 두 주제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특집은 ‘한국 민주주의의 동학: 기원에서 현재까지’라는 제목 아래 두 편의 논문을 묶었다. 먼저 김정인(춘천교대)의 논문 “한국 민주주의 기원의 재구성”은 해방 이후 미국에 의해 민주주의가 이식되었다는 외삽론을 비판하고 19세기 이래 인민 주도의 저항운동 문화로 축적된 민주주의의 역사성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한국 민주주의가 만민평등, 저항운동, 집단민주주의라는 문화적 특질을 형성하며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진욱(중앙대)은 “촛불집회와 한국민주주의의 진자운동, 1987~2017: 포스트권위주의와 포스트민주주의 문제의 동시성을 중심으로”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포스트 권위주의’ 사회의 민주주의 결손문제와 신자유주의화와 더불어 심화된 ‘포스트민주주의’ 문제를 함께 갖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2016~17년 촛불집회로 한국정치의 재권위주의화를 저지하고 87년 민주주의 체제 복원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민주주의를 넘어선 민주주의 이상을 표출하는 적극적 성취를 얻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포스트 민주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서 미래 한국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두 번째 특집은 ‘원폭, 기억, 그리고 재현’이라는 제목 하에 두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오은정(한림대)은 “‘제국의 신민’에서 ‘재한피폭자’로: 한국원폭피해자 운동에서 한일시민연대의 사회문화적 토대와 그 변화”에서 한국원폭피해자 운동이 일본 시민사회와 연결되는 지점들을 운동에 참여한 일본 시민사회 단체의 주요 인물들의 체험과 반성의 사유라는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 1970-80년대 냉전 질서로 인한 정치사회적 제약, 또 1990년대 이후 한국원폭피해자 운동의 주요 성과가 된 소송 중심의 수첩 재판의 성격과 그것이 한·일 양국의 시민사회 연대에서 갖는 함의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행선(고려대)의 논문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증언의 서사, 원폭문학: 김옥숙,『흉터의 꽃』(2017)”은 한국의 ‘원폭문학’이 갖는 의미를 고찰한다. 저자는 김옥숙의 소설 분석을 통해 소설이라는 장치가 원폭피해자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군상을 배치하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다룸으로써 핵의 위험성을 알리고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성공했음을 설득력 있게 보이고 있다.

일반논문은 페미니즘 정치, 청년 활동가, 부랑인수용소 피해자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 논문들로 꾸려졌다. 이진옥(여세연)의 논문 “여성 정치와 페미니즘 정치 사이: 촛불혁명 이후 젠더 민주주의 구축을 위한 모색”은 서로 갈등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 정치와 페미니즘 정치의 교집합을 탐색한다. 저자는 여성정치는 공식적이고 상위 수준의 정치 참여를 강조하고 페미니즘 정치는 비공식적인 하위 수준의 정치 활동에 역점을 둔다고 지적하면서 양자 사이의 연계를 통해 사회의 젠더 불평등을 보다 전방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젠더민주주의를 구축할 수 있음을 전망한다.

권유미(연세대)·임유진(고려대)은 “제도화된 청년 활동과 지역공동체 민주주의의 가능성: 서울시 ‘지역혁신청년활동가’ 제도에서의 민주적 수행성 정치의 전망”에서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지역혁신청년활동가’ 제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저자 가운데 한명은 실제로 지역혁신청년활동가로 활동하였고 다른 활동가들의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실제 활동의 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내적 갈등을 발견하였다. 저자들은 청년들이 한편으로 제도에 ‘적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항하게 되는 ‘수행적 모순’을 통해 공동체적 통치기술에 저항하고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원경(조치대)은 “인터넷 미디어를 활용한 일본 사회운동 사례와 그 의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SEALDs)의 활동을 중심으로”에서 2015년 일본 아베 정권의 안보관련법 제·개정에 반대하는 운동을 진행한 'SEALDs'를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SEALDs는 수평적 조직운영, SNS 기반의 조직활동 등을 통해 젊은 세대 속에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었으며 해산 이후에도 일본시민사회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장훈교·서영표(이상 제주대)는 “제주 제2공항과 민주주의 그리고 기반시설 공동관리자원의 가능성”에서 제주 제2공항 추진 과정이 관료행정, 전문가 위주로 진행되고 도민과 지역주민의 개입여지를 제거함에 따라 갈등을 증폭시키게 된 과정을 분석한다. 저자들은 공항과 같은 기반시설은 그 자체로 다원적 기능들의 이질적인 복합체로 존재하는 혼합재이기 때문에 동료시민들의 민주적 참여와 공동조정의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적합하게 운영되기 어렵다는 점을 역설한다.

유해정(성공회대)은 “'부랑인 수용소와 사회적 고통: 피해생존자들의 경험을 중심으로”에서 서산개척단, 선감학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이들의 고통이 생애 전 과정에서 지속되었으며 그것은 사실상 사회적 고통임을 증명한다. 저자는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는 이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부랑인 수용소에 관한 진상규명과 함께 국가차원의 진정한 사과, 희생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애도가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영의(조선대)의 논문 “기억의 재현과 미학의 문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과 《외롭고 높고 쓸쓸한》의 경우”는 5.18을 다룬 두 편의 영화를 다루면서 이 두 영화가 갖는 미학적 전략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5․18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경험한 시대의 증인들의 경험기억이 상실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후세의 문화기억으로 번역․보존되어야 한다. 다만, 그것을 위해 현단계에 필요한 작업은 사실의 단순한 재현, 답습이 아니라 어떻게 새롭게, 다르게 재현할 것인가 하는 미학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주환(동국대)은 “빈곤, 사회적인 것 그리고 민주주의: 아렌트와 동즐로의 논의를 중심으로 본 사회적인 것의 정치의 난점들과 민주주의를 위한 전망”에서 사회적인 것의 정치를 한나 아렌트와 자크 동즐로의 논의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사회적 삶의 세계를 정치공학이나 통치의 체계논리로 조직하려는 힘과 도덕·규범의 연대의 논리로 조직하려는 힘이 끊임없이 투쟁하는 역동적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으며 그럴 때 민주적 사회 재조직화를 위한 정치적 상상력의 여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호의 회고록은 조성우 국민주권연구원 이사장의 “한국청년협의회와 이른바 ‘명동 YWCA 위장결혼사건’”이다. 1979년 10·26에서 12·12로 가는 과정에 벌어진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제대로 정리되어 평가받지 못했던 사건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회고한 귀중한 사료이다.  

마지막으로 이번호에는 학술지의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특집기획이 마련되었다. 이 기획은 10여 년 동안 학술지 <기억과전망> 편집위원장으로 헌신해온 정근식 서울대 교수의 퇴임 기념으로 개최되었던 지난여름 좌담회 발표 원고들을 정리하여 실은 것이다. 정근식 교수(서울대)는 전 편집위원장으로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학술지의 과거를 회고하고 미래에 대한 제언을 하고 있다. 이호룡 전 한국민주주의연구소장은 학술지의 체계와 인적 구성의 변화를 중심으로 학술지의 역사를 짚었으며, 최종숙 현 학술지 담당자는 지면과 내용 구성을 중심으로 학술지의 변화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에 대한 현 편집위원장 정일준 교수(고려대)의 답변의 형태로 향후 계획과 미래비전이 실렸다. 아울러 지난 8월 14일 편집위원 워크숍에서 진행한 편집위원 좌담회 내용도 함께 담겼다. 향후 학술지 <기억과전망>은 현재의 전문학술지체제에서 좀더 문호를 개방하고 대중성을 보완한 형태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끝>


※ 학술지 본문 파일은 취재 요청시 부분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